AI를 내 블로그 비서로 만드는 법 — 한 번 가르쳐 놓으면 평생 일한다

AI랑 일하다 보면 "아, 이건 블로그에 남기고 싶다" 싶은 순간이 자꾸 온다. 근데 다시 티스토리를 켜고 제목 정하고 톤 맞추다 보면 30분이 그냥 사라진다. 그래서 한 번 해봤다 — AI한테 내 블로그 룰을 통째로 가르쳤다. 그랬더니 다른 일 하다가 "이거 블로그로 써줘" 한 마디면 초안하고 커버 이미지까지 나오기 시작했다.
오늘 글은 그 과정을 그대로 풀어놓은 기록이다. 코드 한 줄도 모르는 분도 그대로 따라할 수 있게 핵심만 적었다.
왜 이게 필요했나
블로그를 두 개 운영하다 보니, 같은 AI한테 글을 부탁해도 매번 톤이 어긋났다. 한쪽은 가볍고 솔직하게 가야 하는데, 다른 한쪽은 차분하게 가야 한다. 매번 "이 블로그는 이런 톤이야"라고 다시 설명하는 게 일이었다. 그러다 보니 AI를 쓰는 게 오히려 더 피곤할 때도 있었다.
해결책은 단순했다. 매번 설명하지 말고, 한 번 적어두고 AI가 알아서 읽게 하자.
두 개의 파일이 핵심이다
내가 만든 건 별게 아니다. 프로젝트 폴더에 파일 두 개를 뒀다.
- CLAUDE.md — 안 변하는 규칙. 톤, 금지사항, 파일명 형식, 커버 이미지 표준, 시그니처. 이 파일은 한 달에 한두 번 손볼까 말까 한다.
- CONTEXT.md — 변하는 상황. 지금 진행 중인 시리즈, 최근에 정한 결정, 다음에 할 일. 이건 글 한 편 쓸 때마다 갱신된다.
두 파일을 분리한 이유가 있다. 안 변하는 룰을 매번 바꾸면 일관성이 깨진다. 변하는 상황을 안 바꾸면 AI가 옛날 정보로 글을 쓴다. 둘은 성격이 다르니 파일도 다르다.
"스킬"이라는 단축키를 하나 만들었다
여기까지만 해도 AI한테 "이 폴더 읽고 글 써줘"라고 매번 말하면 된다. 근데 그것도 귀찮다. 그래서 하나 더 했다 — 단축키를 만들었다. 정확히는 "스킬"이라고 부르는데, AI한테 "이 키워드가 들어오면 이 절차대로 일해라"라고 가르쳐 두는 묶음이다.
내가 만든 스킬은 이런 식이다.
사용자가 "이거 블로그로 써줘", "블로그 정리해줘" 같은 말을 하면:
- 내 블로그 폴더가 이 작업창에 연결돼 있는지 확인. 없으면 권한 요청.
- CLAUDE.md, CONTEXT.md 두 파일을 새로 읽기 (옛날 기억 말고).
- 어느 블로그용인지, 카테고리는 뭔지 사용자에게 확인.
- 초안 작성.
- 체크리스트 들고 자기가 자기 글 검토.
- 커버 이미지 자동 생성.
- 파일 저장 + 작업 로그 갱신.
핵심은 두 번째 줄이다. 매번 새로 읽게 강제해야 한다. 안 그러면 AI는 자기가 옛날에 들은 내용을 기억해서 그 기준으로 글을 쓴다. 그새 내가 룰을 바꿨어도 모른다.
어디서든 부를 수 있게 하는 게 포인트
이게 진짜 편한 이유는 따로 있다. 다른 작업 중에 부를 수 있다.
나는 평소에 다른 프로젝트들을 왔다 갔다 하면서 일한다. 일하다가 "이 인사이트는 블로그감이다" 싶으면 그 자리에서 "블로그로 써줘" 한 마디만 한다. 그러면 스킬이 알아서 내 블로그 폴더로 권한을 요청하고, 거기 있는 룰을 읽고, 초안을 만들어서 그 폴더에 저장한다. 내가 어디서 작업 중이든 결과는 항상 한 곳에 모인다.
처음엔 이게 별 차이일 줄 알았는데, 써보니 다르다. "블로그 모드로 전환"이라는 마찰이 사라진다. 워드프레스 안 켜도 되고, 톤 다시 안 맞춰도 되고, 폴더 안 옮겨도 된다. 일하던 자리에서 한 줄만 던지면 된다.
자기 검토를 시키는 게 의외로 큼
AI 글쓰기에서 가장 큰 위험은 "AI 티 나는 글"이 그대로 발행되는 거다. 그래서 스킬에 체크리스트를 같이 넣었다. 초안을 만든 다음, AI가 자기 자신한테 묻게 했다.
- 진짜 내가 직접 경험한 게 살아있나?
- 일반론으로 빠지지 않았나?
- 톤이 다른 블로그랑 섞이진 않았나?
- 마지막 시그니처는 들어갔나?
- 검증 안 된 숫자나 후기를 사실처럼 적진 않았나?
체크리스트에서 걸리면 그 자리에서 고치고 다시 보고하게 했다. 처음에 몇 글 써보고 자주 실수하는 항목을 골라서 적은 거라 정확도가 높다. 내가 일일이 안 봐도 1차 검수는 자기가 한다.
정리 — 누구나 만들 수 있다
블로그를 운영하는 분이라면 이렇게 한 번 해보길 권한다.
- 종이 한 장에 내 블로그의 룰을 적어본다. 톤, 금지어, 시그니처, 분량, 카테고리. 이게 CLAUDE.md다.
- 또 한 장에 지금 진행 중인 게 뭔지, 최근에 뭘 결정했는지 적는다. 이게 CONTEXT.md다.
- AI한테 이 두 파일을 매번 새로 읽으라고 시킨다. (스킬을 못 만들면 그냥 매번 첫 메시지에 "이 두 파일 읽고 시작해"라고 붙이면 된다. 효과는 비슷하다.)
- 글 쓰고 나면 작업 로그 한 줄 갱신.
이렇게 한 번 세팅해두면, AI는 평생 내 블로그 톤으로만 쓴다. 더 좋은 건 — 룰이 바뀌면 파일만 고치면 된다. AI를 다시 가르칠 필요가 없다.
블로그를 오래 끌고 가려면 가장 큰 적은 "발행 마찰"이다. 그 마찰을 줄이는 데 AI만큼 좋은 도구가 없다. 다만 그냥 시켜선 안 된다. 내 룰을 알게 만든 다음에 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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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can survive. We can survi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