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보츠포드 캐슬 펀 파크, 고카트와 실내 미니골프 (요금·조건 정리)
밴쿠버에서 동쪽으로 한 시간쯤 달리면 아보츠포드(Abbotsford)에 성처럼 생긴 건물이 하나 있습니다. 캐슬 펀 파크(Castle Fun Park)입니다. 아이 있는 집이라면 한 번쯤 이름은 들어봤을 곳이죠.
저희는 이번에 고카트와 실내 미니골프 두 가지만 목표로 잡고 다녀왔습니다. 이 글은 그 두 가지를 중심으로, 가기 전에 알았으면 좋았을 것들(요금·탑승 조건·플레이카드 규칙)을 정리한 기록입니다.

정문 양옆의 용 두 마리. 아이들은 여기서부터 이미 신이 납니다.
캐슬 펀 파크 위치와 영업시간
주소는 36165 North Parallel Road, Abbotsford. 하이웨이 1번 Exit 95(Whatcom Road)에서 바로입니다. 고속도로에서 내려서 1분이면 주차장이라, 밴쿠버에서 칠리왁이나 호프 쪽으로 가다가 아이들이 지칠 때 끼워 넣기 좋은 위치입니다.
영업시간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입니다. 요일별로 다르지 않고 일주일 내내 같습니다. 밤 10시까지 하니까, 저녁 먹고 가서 두어 시간 놀다 나오는 것도 됩니다. (공휴일은 방문 전에 공식 홈페이지에서 한 번 확인하세요.)
입장료와 주차는 무료입니다. 문 열고 들어가는 건 공짜고, 돈은 어트랙션을 탈 때만 냅니다.

고카트 건물은 본관과 별도로, 주차장 건너편에 있습니다.
먼저 플레이카드부터 — 여기가 은근한 함정
캐슬 펀 파크는 현금이나 카드로 어트랙션을 개별 결제하지 않습니다. 플레이카드(Playcard)라는 충전식 카드에 돈을 넣고, 그 잔액에서 차감하는 방식입니다. 고카트도, 미니골프도, 아케이드 게임도 전부 이 카드로 긁습니다.
여기서 알아둘 게 두 가지 있습니다.
- 충전한 금액은 환불이 안 됩니다. 10불을 넣고 7불만 썼다면 3불은 카드에 그대로 남습니다. 돌려받을 수 없어요.
- 대신 유효기간이 없습니다. 한 번 충전된 카드는 만료되지 않으니, 다음에 또 오면 남은 잔액을 그대로 씁니다. 그러니까 카드를 버리지 마세요.
이 조합 때문에 충전 금액을 어떻게 잡느냐가 은근히 중요합니다. 오늘 놀 것만 딱 계산해서 넣으면 애매하게 남고, 넉넉히 넣으면 남은 돈이 카드에 묶입니다. 저희처럼 “여기 또 올 것 같다” 싶으면 넉넉히 넣는 게 낫고, 지나가다 한 번 들른 거라면 탈 것을 먼저 정하고 그 금액만 넣는 게 맞습니다.
온라인으로 미리 사면 보너스가 붙습니다. 공식 온라인 스토어에서 25불짜리를 사면 5%, 100불짜리를 사면 10% 보너스 금액이 얹힙니다. 어차피 쓸 거라면 주차장에서 폰으로 사고 들어가는 게 이득입니다.

Load it · Swipe it · Keep it. 마지막 “Keep it”이 핵심입니다.
고카트 — 요금 12불, 5분, 그리고 탑승 조건
요금과 시간
카트 한 대당 12불, 주행 시간 5분입니다. 사람 수가 아니라 카트 수 기준이라, 2인승에 둘이 타면 두 명이 12불로 타는 셈입니다.

줄 서기 전에 이 간판부터 읽으세요. 조건이 여기 다 있습니다.
싱글 카트 / 더블 카트 조건 (이게 제일 중요합니다)
아이를 데리고 간다면 이 조건 때문에 못 탈 수도 있으니 미리 확인하세요.
싱글 카트 (혼자 타는 1인승)
- 키 54인치(약 137cm) 이상
- 나이 만 10세 이상
더블 카트 (2인승) — 운전자
- 키 54인치(약 137cm) 이상
- 나이 만 16세 이상
더블 카트 — 동승자
- 나이 만 3세 이상
- 헬멧을 스스로 지탱할 수 있어야 함
정리하면 초등 저학년 이하는 어른이 운전하는 2인승에만 탈 수 있고, 만 10세부터 혼자 몰 수 있습니다. 그리고 헬멧은 전원 필수입니다.
웨이버(면책 동의서)도 미리 서명해야 합니다. 매표소 옆 간판에 QR코드가 있어서 폰으로 찍어 그 자리에서 쓸 수 있는데, 일행이 여럿이면 줄 서서 하는 것보다 주차장에서 미리 끝내 놓는 게 훨씬 빠릅니다.
안전 수칙
탑승장에 붙어 있는 안전 수칙 중 실제로 걸리기 쉬운 것들만 뽑으면 이렇습니다.
- 백팩, 핸드백 같은 큰 짐은 반입 금지 — 차에 두고 오세요
- 카메라, 휴대폰, 안경, 모자, 늘어지는 액세서리는 고정해야 함
- 긴 머리는 묶을 것
- 주행 중 사진·영상 촬영 금지
- 고의로 들이받거나 급하게 끼어드는 주행 금지
- 주행이 끝나도 안내가 있을 때까지 안전벨트를 풀지 말 것
- 좌석·안전장치 구조상 탑승이 어려운 경우가 있음

탑승장 벽에 붙어 있는 안전 수칙. 직원이 따로 설명해 주지는 않습니다.
타 보니 어땠나
5분이 생각보다 깁니다. 줄 서 있을 때는 “5분이면 금방 끝나겠네” 싶었는데, 막상 타 보니 트랙을 여러 바퀴 도는 동안 꽤 넉넉하게 느껴졌습니다. 12불이 아깝지 않은 시간이었어요.
다만 대기 공간의 매연은 각오하셔야 합니다. 카트가 엔진을 켠 채로 줄지어 서 있는 실내 탑승장이라, 기다리는 동안 매캐한 냄새가 꽤 났습니다. 호흡기가 예민한 분이나 아주 어린 아이라면 조금 떨어져서 기다리다가 차례가 왔을 때 들어가는 편이 낫습니다.

실내 탑승장. 엔진이 켜진 채 대기하는 구조라 냄새가 납니다.

2인승 카트. 운전은 어른, 옆자리는 아이 조합이 가장 많습니다.
반응은 사람마다 완전히 갈렸습니다. 저는 큰아이와 정말 신나게 탔는데, 아내는 주행 내내 옆 차와 부딪칠까 봐 긴장만 하다 내려왔다고 하더군요. 정작 그 옆자리에 앉아 있던 작은아이는 세상 해맑게 좋아했고요. 운전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놀이라기보다 시험에 가까울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하나 짚고 갈 게 있습니다. 어느 집 아이인지 모르겠지만, 초등학생쯤 되어 보이는 아이 하나가 게임하듯 칼치기로 파고들며 달렸습니다. 규정상 고의 접촉과 난폭 주행은 금지인데 현장에서 그때그때 제지되지는 않더군요. 어린아이를 옆에 태우고 탄다면 바깥쪽 라인으로 여유 있게 도는 편이 마음이 편합니다.

트랙은 야외입니다. 타이어로 구획된 코스가 생각보다 넓습니다.
실내 미니골프 — 어른 18불, 어린이 12불, 3세 이하 무료
요금
- 어른 18불
- 어린이 12불 (만 4세부터)
- 만 3세 이하 무료
고카트가 카트 단위인 것과 달리 미니골프는 사람 수대로 냅니다. 가족 단위로 가면 이쪽이 더 큰 지출이 됩니다.
야외 코스는 이제 없습니다
예전에 와보셨던 분이라면 야외 미니골프 코스를 기억하실 텐데, 지금은 실내 코스만 운영합니다. 공식 홈페이지의 어트랙션 목록에도 언더워터 어드벤처 골프(Underwater Adventure Golf) 하나만 올라와 있습니다. 오래된 여행 정보 글에는 아직 야외 코스가 남아 있는 경우가 있으니, 야외를 기대하고 가면 안 됩니다.
바닷속 콘셉트, 그리고 습도
코스는 통째로 바닷속입니다. 벨루가가 천장에 떠 있고, 상어 떼가 머리 위를 지나가고, 고래뼈처럼 생긴 아치 아래로 공을 굴립니다. 조명이 어둡고 파랑·보라 계열이라 사진이 예쁘게 나옵니다.

천장의 벨루가. 어두운 조명에 파란 파도 무늬가 계속 흐릅니다.

상어 구역. 코스 중간중간 이런 조형물이 계속 나옵니다.
다만 실내가 꽤 습하고 덥습니다. 물을 쓰는 조형이 많아서인지 공기가 눅눅했습니다. 겉옷은 벗어서 로커나 차에 두고 들어가는 게 낫습니다.
홀인원하면 다음 게임이 공짜 (그런데)
마지막 18번 홀에서 홀인원을 하고 그 사실을 직원에게 말하면, 다음번에 무료로 칠 수 있는 카드를 줍니다. 저희는 두 번 성공해서 무료 게임 카드 두 장을 받아 왔습니다.
재미있는 건, 홀인원을 했는지 확인할 방법이 딱히 없다는 점입니다. 카메라도 없고 기록도 없습니다. 그냥 말하면 줍니다. 사실상 정직 시스템이에요. 아이들과 같이 가면 이게 오히려 괜찮은 대화거리가 됩니다. 안 되는 걸 됐다고 하고 카드를 받아 오는 게 정말 이긴 걸까, 하는.

고래뼈 아치 홀. 각도가 애매해서 어른들이 더 오래 고민합니다.
몇 살부터 같이 칠 수 있나
저희는 온 가족이 같이 쳤는데, 여섯 살은 규칙대로 충분히 따라옵니다. 오히려 골프를 즐기시는 어른과 1·2위를 다퉜고, 손주에게 질 때마다 어른 쪽 승부욕이 눈에 띄게 올라오는 게 보였습니다.
네 살은 아직 규칙대로는 무리입니다. 저희는 점수에서 빼고 자유롭게 치게 했는데, 그렇게 하니 본인도 즐겁고 게임도 안 늘어졌습니다. 만 3세 이하는 어차피 무료니까, 어린아이는 처음부터 “같이 놀되 점수는 안 세는” 쪽으로 정하고 시작하는 걸 권합니다.
고카트·미니골프 말고 또 뭐가 있나
저희는 두 가지만 하고 나왔지만, 안에는 훨씬 많은 게 있습니다.
- 아케이드 — 2층 규모에 게임기가 굉장히 많습니다. 어린아이용 원더 팜(Wonder Farm) 키즈 존이 따로 있어서 미취학 아이들도 놀 데가 있습니다
- 볼링
- 레이저 미로
- 태풍 시뮬레이터
- 셀러브레이션 룸 — 생일파티·단체 예약용 공간. 테이블에 피자·음료, 인원수만큼 플레이카드가 포함된 패키지가 있습니다

원더 팜 키즈 존. 미취학 아이들이 오래 붙잡히는 구역입니다.

셀러브레이션 룸. 생일파티 예약이 꽤 활발한 듯했습니다.
가기 전 체크리스트
- 영업시간 매일 오전 10시 ~ 오후 10시. 입장료·주차 무료
- 결제는 플레이카드로만. 충전액 환불 불가, 유효기간 없음 → 카드는 보관
- 플레이카드는 온라인 선구매 시 보너스(25불 +5% / 100불 +10%)
- 고카트 웨이버는 주차장에서 QR로 미리 서명
- 고카트 탑승 조건 — 싱글: 키 54인치·만 10세 이상 / 더블 운전자: 키 54인치·만 16세 이상 / 더블 동승자: 만 3세 이상
- 고카트는 큰 가방 반입 금지 → 차에 두고 오기, 긴 머리는 묶기
- 미니골프는 실내만 있습니다. 야외 코스 없음
- 미니골프 실내가 습하고 더움 → 겉옷은 두고 들어가기
- 어린아이가 있으면 점수 규칙을 미리 정리하고 시작하기
마무리
캐슬 펀 파크는 “여기 하나 보려고 하루를 내는” 곳은 아닙니다. 하이웨이 바로 옆이라는 위치가 이 장소의 성격을 그대로 말해 줍니다. 비 오는 주말에 아이들이 집에서 폭발하기 직전일 때, 혹은 프레이저 밸리 쪽으로 나가는 길에 두세 시간을 채워야 할 때 아주 잘 맞는 곳입니다.
돈으로 치면 네 식구가 미니골프 한 번에 고카트 두 대만 타도 금방 80~90불이 나갑니다. 저렴한 나들이는 아니에요. 대신 날씨와 완전히 무관하다는 점, 그리고 어른부터 네 살까지 같은 게임을 할 수 있다는 점은 이 가격대에서 흔치 않습니다.
밴쿠버 근교 나들이를 더 찾고 계시다면 골든이어스 알루엣 레이크(패스 없이 가는 법), 포트랭리 오텐틱 글램핑 1박, 선샤인 코스트 당일치기 글도 같이 보시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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